바다거북의 일생
①
어미가 낳은 알 속의 새끼 거북이 배아는 노른자로부터 영양분을, 흰자로부터 수분을 얻습니다. 약 두 달 동안 발달한 후, 알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새끼 거북이는 몸을 펼치며 껍질을 깨고 알에서 나옵니다. 며칠 후, 새로 부화한 거북이들은 어둠 속에서 모래 위로 나와 서둘러 바다로 향합니다.
②
배아의 발달
이제 막 산란한 거북이 알을 돋보기로 자세히 보면 노른자 위로 작고 하얀 고리 같은 게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배아가 될 부분입니다. 거북이 배아는 노른자로부터 영양분을 얻고, 배아가 발달하면서 노른자는 점차 쪼그라듭니다. 온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등갑은 약 30일 째에 형성되며 네 발은 약 40일 째에 나타나는데, 이 무렵이면 배아가 비로소 작은 거북이의 형태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부화 시기가 다가오면서 거북이의 윗턱 끝에 난각이라는 돌기가 생겨나고, 이를 사용해 껍질을 깨고 나오게 됩니다.
③
온도에 따른 성별 결정
포유류와 조류의 경우 성별은 수정될 때 결정됩니다. 하지만 바다거북을 포함한 대부분의 거북이들과 악어목에 속하는 모든 종의 경우 부화할 때 주변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됩니다. 이를 온도 의존성 성결정이라 합니다. 바다거북의 경우 등갑이 생겨나서 비늘의 색이 바뀌기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 동안 성별이 결정됩니다. 이 기간 동안 온도가 29 ~ 30°C(84 ~ 86°F)이면 암컷으로 태어나고, 이보다 낮으면 수컷으로 태어납니다.
④
탈출
부화한 새끼거북이들은 어떻게 땅에 묻혀 죽지 않을 수 있을까요? 새끼거북이가 알을 깨고 나오면 이들을 둘러싸고 있던 양수가 방출되고 대신 공기로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갓 태어난 새끼거북이는 이렇게 형성된 공기통로로 천천히 기어올라서 모래를 뚫고 나옵니다. 지표면 근처까지 온 다음, 낮이라 더우면 기다립니다. 밤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거북이들은 일제히 기어나옵니다. 이를 탈출이라 합니다. 부화해서 탈출하기까지 평균 4일이 걸립니다.
⑤
주광성
갓 태어난 거북이는 위로는 30도, 좌우로 180도까지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밝은 빛이 비치는 쪽으로 목과 눈을 돌리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를 양의 주광성이라 합니다. 밤의 해변에서는 빛을 흡수하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모래언덕과 숲보다 바다 표면과 하늘이 더 밝습니다. 새끼거북이들은 이런 밝기의 차이를 이용해 바다로 가는 길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