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의 일생

어미가 낳은 알 속의 새끼 거북이 배아는 노른자로부터 영양분을, 흰자로부터 수분을 얻습니다. 약 두 달 동안 발달한 후, 알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새끼 거북이는 몸을 펼치며 껍질을 깨고 알에서 나옵니다. 며칠 후, 새로 부화한 거북이들은 어둠 속에서 모래 위로 나와 서둘러 바다로 향합니다.

배아의 발달
이제 막 산란한 거북이 알을 돋보기로 자세히 보면 노른자 위로 작고 하얀 고리 같은 게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배아가 될 부분입니다. 거북이 배아는 노른자로부터 영양분을 얻고, 배아가 발달하면서 노른자는 점차 쪼그라듭니다. 온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등갑은 약 30일 째에 형성되며 네 발은 약 40일 째에 나타나는데, 이 무렵이면 배아가 비로소 작은 거북이의 형태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부화 시기가 다가오면서 거북이의 윗턱 끝에 난각이라는 돌기가 생겨나고, 이를 사용해 껍질을 깨고 나오게 됩니다.

온도에 따른 성별 결정
포유류와 조류의 경우 성별은 수정될 때 결정됩니다. 하지만 바다거북을 포함한 대부분의 거북이들과 악어목에 속하는 모든 종의 경우 부화할 때 주변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됩니다. 이를 온도 의존성 성결정이라 합니다. 바다거북의 경우 등갑이 생겨나서 비늘의 색이 바뀌기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 동안 성별이 결정됩니다. 이 기간 동안 온도가 29 ~ 30°C(84 ~ 86°F)이면 암컷으로 태어나고, 이보다 낮으면 수컷으로 태어납니다.

탈출
부화한 새끼거북이들은 어떻게 땅에 묻혀 죽지 않을 수 있을까요? 새끼거북이가 알을 깨고 나오면 이들을 둘러싸고 있던 양수가 방출되고 대신 공기로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갓 태어난 새끼거북이는 이렇게 형성된 공기통로로 천천히 기어올라서 모래를 뚫고 나옵니다. 지표면 근처까지 온 다음, 낮이라 더우면 기다립니다. 밤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거북이들은 일제히 기어나옵니다. 이를 탈출이라 합니다. 부화해서 탈출하기까지 평균 4일이 걸립니다.

주광성
갓 태어난 거북이는 위로는 30도, 좌우로 180도까지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밝은 빛이 비치는 쪽으로 목과 눈을 돌리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를 양의 주광성이라 합니다. 밤의 해변에서는 빛을 흡수하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모래언덕과 숲보다 바다 표면과 하늘이 더 밝습니다. 새끼거북이들은 이런 밝기의 차이를 이용해 바다로 가는 길을 찾습니다.